[오늘의 행복] 모국어인 한국어를 굳이 시간 내서 공부해야 하는 이유☝️

오늘의 행복 2월의 주제는 '단어'였어요. 평소 자주 사용하지 않았던 단어를 배우고 삶에 적용해보는 연습을 통해 우리의 감정을 더욱 섬세하게 표현해보려 했는데 어떠셨나요? 2월의 마지막 글은 서울대에서 14년 째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는 나민애 교수님의 영상입니다. 당신의 심금을 울릴 주옥같은 내용이 가득하니 시간내서 꼭! 보세요.💚
[오늘의 행복] 모국어인 한국어를 굳이 시간 내서 공부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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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인 한국어를 굳이 시간 내서 공부해야 하는 이유!

👩나민애 교수: 어휘력이 높아지면 따라오는 효과들? 답답하지 않아요. 표현하고 싶어도 표현을 못하는 분들이 많아요. 표현을 안 하거나 못하면 약간의 좌절감과 답답함이 생겨요. 이것을 줄일 수가 있어요. 말로 표현하지 않는 건 전달이 안되요. 그래서 나의 마음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재료가 많아지면 소통이 잘 되죠. 그러면 상대와 오해도 덜 생기고 인간관계에서도 조금 더 잘 풀리는 효과가 따라와요.

문해력을 올릴 수 있는 교수님만의 팁이 있다면?

👩나민애 교수: 저는 다 적어요. 뭔가 좋은 걸 보면 적으면서 이해하게 돼요. 제가 국문과임에도 '서술하고 네 생각을 말해보라'하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걸 잘 하려면 책의 내용을 머릿속에 넣고 자기만의 생각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이 나오면 밑줄을 긋고, 종이에 옮겨 적었어요. 볼 때는 이해가 안되는데 옮겨 적다보니까 그 단어가 차분히 들어오는 거에요. 버릇처럼 해요.

유튜브 말고 책을 읽을 때만 얻을 수 있는 3가지

👩나민애 교수: ‘헐, 대박’은 일종의 이모티콘 같아요. 우리가 시간이 없어서 사람들과 소통할 때 감정의 표현을 한 두가지로 줄이면 실제로 우리 감정도 둔화되는 것 같아요.저는 책을 읽을 때, 감정이나 사람의 상태를 알려주는 단어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감정의 빛깔이 얼마나 많은데요. '아련하게 느껴졌다'하고 '아릿하게 느껴졌다' 이런 표현이 어느 소설에 나와요. 노을이 지는데 너무 아름다운데 뭔가가 그리운듯한 아름다움이 느껴졌어요. 그 때 박완서 선생님이 노을 지는 풍경이 '연시 같은 황혼이 내려오는 그 풍경을 보고 있는데 마음이 아릿하게 느껴졌다. 아련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얘기를 해요.

아릿과 아련도 미묘한 차이가 있어요. 그 감정을 이렇게 세분화해서 쓰는 것이 소설가구나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기뻤어요. 주황빛, 분홍빛, 보랏빛으로 저녁놀이 질 때, '아, 내 마음이 좀 아련한 그림움이 생겼다. 아릿하게 느껴진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그렇게 표현 하면 몰랐던 자기 마음의 상태를 알게 돼요. 그래서 표현이 많아지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좀 더 정확하게 들여다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마음을 표현할 때, 속상한 거하고 상심한 거하고 비슷하거든요. 그런데 분명 다른 단어가 존재하는 거잖아요. 아주 미묘한 상황에 적용할 수있을텐데 우리는 '속상해'만 얘기해요. 마음을요. 심금이라고도 하고, 심경이라고도 해요. '그 사연이 나의 심금을 울렸다' '내 심경이 어떤 줄 알아?'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심정, 심경, 심금 등 마음을 나타내는 그런 단어들도 많은데 어떤 건 소리에 가깝고 어떤 건 풍경에 가깝고 그래요. 그래서 이런 단어를 많이 알면 어떨 땐 내 마음을 그림처럼 읽고, 어떨 땐 내 마음을 소리처럼 듣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일 알기 어려운 게 사람 마음이잖아요.

요즘 학생들이 긴 책을 못 읽는 이유

👩나민애 교수: 저는 좀 안타까운 게 있어요. 책은 천천히 혼자서 쌓아가는 성 짓기 놀이인데 그거를 다른 달콤한 것들 때문에 겪지 않으려고 해요. 책읽기는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사실 즐거운 거에요. 등산하고 비슷해요. 힘들지만 참고 가면 정상에 올랐을 때 기쁨이 느껴지죠. 그거를 요즘 친구들이 잘 안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아이가 힘들어 할 때 안 도와주려고 노력해요. 아이가 조금 고생하고 낑낑거리면서 해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경우가 있을 때는 '포기하지마'가 제일 중요해요. 책을 못 읽는게 창피하고 좌절스러워서 그만두는게 제일 나쁜 선택이에요. 몰라도 계속 읽고 찾아나가고 단어를 알아 나가는게 가장 중요한 점이라는 걸 알려줘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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